오대산 ( 五臺山 1563m ) 강원 평창군 진부면, 홍천군 내면 |
산행코스 |
을수골(큰대산골초입)-큰대산골-깔닥고개지능-큰다래골-감자밭등-호령봉(1560)-서대사갈림-비로봉(1563)-적멸보궁 |
오대산의 산행은 대개 상원사를 깃점으로 하여 중대사-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북대사를 경유 상원사로 다시 내려서는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산행코스가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이 코스는 크게 힘 안들이고 고산의 육중한 맛을 느낄 수는 있으나, 인파도 붐비고 등산로도 대로를 이루고 있으므로 호젓한 산행의 분위기는 아무래도 반감이 된다. 오대산의 진수를 맛보려면 내면의 을수골 코스를 택해 보도록 하자. 즉 광원리에서 을수골을 따라 8km정도 들어서서 대하는 큰대산골 코스를 말함이다. 딴은 연휴정도 시간을 갖고 첫날 계방산(1577)과 소계방산(1456)을 넘은 뒤 큰대산골 초입에서 1박을 하고 그 다음날 오대산을 오른다면 더욱 멋진 산행이 될 것이다. 큰대산골은 을수골의 지계곡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을수골보다 수량이 풍부하다. 역시 오대산이란 커다란 덩치에서 발원한 계곡이기 때문이다. 20분 남짓 계곡 좌측으로 이어진 수레길을 따르면 밭떼기가 나타나고, 밭떼기를 지나면 본격적인 등로가 시작이 된다. 생각보다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는데 계곡 또한 수량이 많기도 하거니와 맑기도 오지의 계곡답게 그야말로 명경지수인데, 암반으로 이어지는 계곡미는 오대산 어느 계곡에 견주어도 최상의 계곡일 듯 싶다. 결론적으로 말해 만점의 요소를 갖추었다는 이야기이다. 계곡을 한번 건너선 뒤 계곡 우측으로 난 뚜렷한 길을 15분 정도 따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곧장 계곡을 잇는 길은 큰대산골 주계곡 길인데 폭포들이 어울려져 있기에 들어서면 꽤 고생이 예상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코스이다. 뚜렷한 족적은 감자밭등을 거쳐 호령봉으로 오를 수 있는 우측의 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잠시 휴식 후 우측 오름길로 접어 들면 등로는 사면으로 이어져 작은 지능선을 두어차례 넘어서게 되는데, 큰 대산골은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고 단지 폭포수 쏟아내는 소리만 귓전에 울릴 뿐이다. 약 25분 후, 마지막 지능선을 오르는 길은 워낙 급경사를 이루므로 땀방울이 쉬지 않고 쏟아지기도 한다. 이름하여 깔닥고개인 것이다. 그 깔닥고개만 넘어서면 주능선으로 이어지리라 생각되지만 등로는 약 10여분 후 사면길로 내려붙어 수량이 제법 흐르는 계곡을 대하게 된다. 일명 큰너래골이라고 불리는 큰대산골의 지계곡이다. 큰너래골의 계곡물은 유난히 차가워 한 바가지 마시고 나면 금방 흘렸던 땀이 싹 가시게 된다. 큰너래골을 따라 약 20분남짓 거슬러 오르면 계곡이 Y로 갈라지게 되는데, 여기서는 좌측 지계곡길을 따라야 한다. 수량이 현저히 줄어든 좌측 지계곡길은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이제 주능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다시 발길을 재촉하면 산길은 우측의 지능선 방향으로 급하게 올라선다. 그러다가 다시 뚝 떨어져 좌측 지계곡을 한번 더 건너 이번에는 좌측의 지능선 방향으로 등로가 형성되어 있다. 종종 산나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도 한 급경사 오르막이 지그재그형으로 되어 있는데, 그 지능선 위로 오르면 완전 초원지대로서 산나물밭을 이루고 있다. 즉 감자밭등의 북쪽 지능선으로서 계곡 Y갈림에서 약 40분 정도 소요된 듯 싶다. 감자밭등 북쪽 지능선 위에는 특히 참나물과 곰취가 지천에 깔려 있다. 따라서 잠시 베낭을 내려놓고 나물뜯기에 들어가면 금방 베낭을 두텁게 할 수가 있다. 여기서 감자밭등으로 가는 길은 남쪽 주능으로 향하지 않고 사면을 따라 펑퍼짐한 길로 이어지는데, 불과 7~8분 진행하면 모덤과 샘터가 있는 감자밭등이 된다. 감자밭등 역시 취나물이 산재해 있다. 또한 샘터가 유난히 감칠맛나도록 시원하므로 시간여유를 갖고 이곳에서 야영을 한다면 굉장히 호젓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으리라. 감자밭등을 뒤로하고 호령봉으로 오르는 길도 숲과 초원이 조화를 이루는 나물밭이다. 쉬엄쉬엄 나물을 뜯으면서 약 30분 오르면 비로서 호령봉(1560)에 도착하게 된다. 오대산의 제2봉이기도 한 호령봉에 앉아 지나쳐온 을수골과 큰대산골을 내려다 보면 그야말로 오지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 평화롭기만 하다. 그 을수골 뒤로 소계방산(1456)과 계방산(1577)이 감싸고 있어 더욱 심산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호령봉에서 오대산의 최고봉이 되는 비로봉을 향하는 길은 걷기에 전혀 부담이 없는 펑퍼짐한 길이다. 중간 중간 마주치는 사람은 등어리에 한 자루의 나물들을 짊어진 나물꾼들뿐, 호령봉 코스도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코스이기에 호젓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약 25분 진행하면 서대사 코스가 갈라지는 첫 번째 헬기장을 대하게 되고, 다시 15분 더 진행하면 두 번 째 헬기장을 대하게 되는데 등로는 이곳부터 제법 급경사의 오름길로 변한다. 그렇게 약 15분을 더 진행하면 드디어 비로봉(1563)이다. 비로봉에 도착하면 속세로 되돌아온 기분이다. 왜냐하면 이제껏 한팀의 등산객도 마주치지 않은데 반해, 수많은 인파가 비로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비로봉의 전망은 너무나 좋다. 멀리 설악산(1708)부터 점봉산(1424), 쇠나드리, 갈전곡봉(1204), 약수산(1306), 응복산(1360), 만월산(1281), 두로봉(1422), 동대산(1434)으로 이어지는 백두 대간의 줄기가 장쾌하기만 하다. 그 백두 대간의 좌측으로 방태산(1444), 개인산(1341), 가칠봉(1241) 등등... 모두다 제나름대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이제껏 이어온 서쪽의 을수골과 그 뒤의 소계방산, 계방산 줄기도 더욱 그 멋을 뽐내는 듯 하다. 비로봉에서 가장 빠른 하산길은 적멸보궁-중대사를 거쳐 상원사로 내려서는 길이다. 오름길이라고는 전혀 없는 시종 내리막길, 그러나 지루한 내리막길이 되고 만다. 즉 개발이란 명목을 빌어 너무 등로를 꾸며놓은 탓이다. 없어도 될 곳에 세운 통나무 계단이나, 철사다리나, 난간을 볼 때마다 공연히 아쉬운 기분만 들기 마련이다. 약 40여분 내려서면 적멸보궁, 이후로는 등산로가 아니라 아예 오솔길로 되어 있다. 중대사를 거쳐 상원사 버스종점까지는 약40분 정도 더 내려가야 한다. 상원사 버스종점에서는 진부까지 1일 8회의 시내버스가 운행되는데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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